설날 연휴가 시작된 첫 날이다.
우리 회사는 설 연휴의 앞뒤로 강제로 연월차를 사용하도록 공동연차제도를 도입하는 바람에 억지로 쉬어야 한다.
어디를 갈까 생각하다가 갑작스레 오이도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라...
하지만 오이도는 겨울에 가는 것보다는 봄에 가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일단 마음에 담은 이상 가봐야지...
오늘이 휴일인 줄 모르는 아내는 아침 6시에 나를 꺠운다.
둘째 딸애가 새벽 6시에 학원으로 가기 때문에 아내가 둘째 딸애를 태워 학원에 보내느라고 같이 나간다.
그 전에 나를 출근하는 줄 알고 깨운 것이다.
멍청하니 있다가 7시 반 정도 되니 아내가 돌아와 내가 출근하지 않은 것을 보고 놀란 모양이다.
얼른 샤워하고 배낭가방에 삼각대를 매달고 뛰쳐나왔다.
어제 인터넷으로 검색한 대로 양천구청역에서 2호선 지선을 타고 신도림역으로 간 다음 1호선 수원행으로 갈아타기 위해 플랫폼에서 기다리면서
자판기에서 커피 한 잔을 뽑아 먹으면서 잠시 기다리니 인천행이 먼저 온다.
조금 더 기다리니 수원행이 온다.
차에 오르니 빈 자리가 없었지만 몇 정거장 가자 빈자리가 나타난다.
부족한 잠을 채울 사이도 없이 금정역에 도착했다.
금정 역에서 4호선을 타고 오이도역에서 내린다.
그러나 먼저 도착한 넘은 안산행. 두 정류장이 부족하다.
그 다음으로 오이도행이 나온다. 11정류장? 차라리 한양대역에서 내려서 갈대습지로 갈까?
마음이 자꾸 바뀌지만 그래도 처음 생각했던 대로 오이도로 가야지...
오이도역에까지 가는 동안 꾸벅 꾸벅 조는데, 나도 모르게 옆 사람에게 민폐를 끼친 모양이다.
그래도 어느새 잠이 깨어 오이도역에 내리게 되었다.
추가요금 700원....
역사로 나가보니 왼쪽과 오른쪽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겠다.
눈치를 보다가 역 앞 광장쪽으로 나가기로 결정하고 담배를 한 대 피워물었다.
광장을 지나가니 오른쪽에 버스 정류장이 보인다.
버스 정류장에 다가가니 "오이도 해양센타로 가실 분은 여기서 30-2번을 타세요" 라고 친절하게 적어놓았다.
역사에도 안내문을 좀 적어놓지....
어제 인터넷으로 검색해 본 것과 같아서 안심하고 배낭 가방에서 나의 애마 알파700을 꺼내어 물려있던 캐스퍼를 떼어네는 동안에 버스가 온다.
얼른 대충 꾸겨넣고 버스에 올랐다.
이런.. 버스에 타기 전부터 아니, 오이도역에 내려서 보니 눈발이 날린다.
어제는 눈이 안올 줄 알고 출사를 나왔는데....
버스 안에서 신번들을 장착하고 정신을 차려 안내 방송을 잘 들었다.
결국 오이도 해양 센타에서 내렸다. 선착장까지 안간 것은 참 잘했다고 생각된다.
환승인데, 추가 요금이 얼마였는지 보지를 못했다.
날이 흐리고 심하지는 않아도 눈발이 날리니 색감이 제대로 나오지를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일단 뿌레메 윈드브레이커를 손에 끼고 스트랩을 말아쥔 다음 천천히 바다쪽으로 향했다.
하차한 곳 바로 부근에 방파제인지 선착장인지 모를 콘크리트 구조물이 바닷속으로 길게 가지를 드리우고 있었다.
위 사진은 노란색을 강하게 넣어 보정해본 것이다. 조리개를 조이고 찍은 것과는 완전히 다른 엉망진창의 색감을 보여준다.
황금빛으로 물든 갯펄을 나타내고 싶었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출항하는 배는 보이지 않고 죄다 정박해있는 모양이다.
FRP로 만들었는지 배 안쪽은 한결같이 파란색이다.
선착장(이라고 생각하자)을 따라 걸어들어가면서 오른쪽에 있는 배 들을 찍어보았다.
이건 게를 잡는 망태인 것 같다.
멀리 보이는 곳은 아마도 월곶인 것 같다.
슬슬 돌아 나오면서 또 다시 배를 노려본다.
소라 껍질을 잔뜩 매단 밧줄.
뭔가 그럴 듯한 사진이 나오기를 바랬건만...
소라껍질에서 뱃고동 소리가 들리질 않는다.
나는 블로그에 사진을 올릴 때 철저하게 찍은 순서대로 올린다.
적절한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순서를 바꾸는 일은 거의 하지를 않는다.
노파인더 샷 하나.
그럴듯한 구도가 나올 것 같더니 역시..
그러나 수평은 완전 좌절이다.
이제 왼쪽에 있는 갯벌을 노려본다.
신번들은 화각대에서만은 참 마음에 드는 렌즈이다. 16mm에서 105mm까지 넓은 화각을 다 커버해준다.
광각에서 비네팅이 생기고, 망원에서 화질이 부족하고 선예도, 특히 주변부에서 칼번들보다 떨어지지만 저렴한 가격에 이만한 렌즈가 드물다.
단, 크롭바디의 경우이다. 언제나 바디캡의 역할을 해내고 있는 완소 신번들....
이제 되돌아나오면서 눈에 찍힌 발자국을 잡아본다.
설경은 콘트라스트가 너무 강하다. 역시 눈사진 찍는 것은 쉽지가 않다.
이 구도는 참 마음에 드는데....
내 귓가에 뱃고동 소리를 들려줄 것 같은 소라껍질..... 색감이 이쁘게 나왔다.
여기는 선착장으로 불리는 곳이 아니지만 임시로 선착장으로 불러보았다.
선착장은 등대 부근에 있다.
바닥에 깔린 눈이 묘한 문양을 그려낸다.
자연의 오묘함은 인간이 감히 흉내낼 수 없는 것이지...
이제 처음 들어갔던 선착장(?)에서 나와 길다란 방파제를 따라 걸어간다.
그 와중에도 똫띻옹을 위한 의자 컷....
찌프린 흐린 날이라 화벨이 엉망진창으로 튀고 있다.
앞에서 계속 알짱대던 컵흘이 마침내 렌즈에 잡히고 말았다.
실은 갈매기를 형상화한 것 같은 텐트를 찍은 것인데.....
누군가 양 손바닥을 눈 위에 폭 찍어놓았다.
그래봐야 날이 따스해지면 사라지는 자국이지만....
똫띻옹 생각에 벤치가 보이면 언제나 한 컷 담게된다.
방파제의 안쪽은 이렇게 바닷속을 그려놓았다.
사진으로만 보아오던 등대가 점차 가까이 다가온다.
아직 아침도 안먹었는데......
어느새 시간은 10시를 훌쩍 넘겼고...
내 뱃속에서는 밥달라는 신호가 아직 없건만, 식당을 보니 괜히 ....
이제 2편으로 넘어가자.....
눈은 계속해서 내리고 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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