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77m2 + 캐스퍼] 20150704-1 연꽃 찍으러 관곡지에 가다

연꽃이 피는 계절이 다가왔다.

오랜만에 관곡지로 향했다.

새벽 4시 50분에 일어나 문래역으로 걸어간 다음 

신도림 역에서 소사역까지 1호선 인천 전철을 타고 간 다음

소사역에서 63번 버스를 타고 하염없이 간다.

물론, 핸드폰으로 네비를 잡고 있기에 엉뚱한 곳에서 내릴 염려는 없었지만

깜박 조는 바람에 아차하면 내릴 정류장을 놓칠 뻔 했다.

오늘은 영 기분이 언짢다.

시작할 떄 무렵부터 어떤 아주머니가 삼각대의 스파이크를 뽑은 채로

옆으로 들고 스윙하는 바람에 다칠 뻔 했고

삼각대로 길을 막고 있는 것은 예사롭다.

위 사진에서 보이는 파란 옷 입은 양반이 

뭔가를 주머니에서 꺼내더니

연꽃 위에 뿌렸다.

아마 벌레를 모으기 위한 꿀물이었을 것으로 추측되었다.

얼핏 보면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사진이란 있는 그대로 찍어야지 

동식물에 영향을 주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벌레 (벌이나 나비 등등)이 모이기를 바란다면

한없이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어떤 양반은 앞쪽에 있는 연꽃이 보이지 않게 

다른 연잎으로 가리고

어떤 분은 물을 뿌린다.

이런 게 만연해 있는 현장을 보다보니

성질이 나서 더 이상 찍고 있을 수가 없어서

일찌감치 접고 나섰다.

허..

연꽃이 피어있는 곳을 나와 63번 버스를 타기 위해 성산아파트 쪽으로 가는 중

한 사람이 담배에 막 불을 붙이고 성큼 성큼 안쪽으로 걸어들어가는 것도 보였다.

나 자신이 애연가이기는 하지만

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서 담배를 피운다는 건 상식 밖이었다.

새벽같이 나와서 달려와서 기분만 잡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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